요 몇달 디스콰이엇을 창업한 후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표는 계속 꾸준히 성장을 하고 있지만 팀 내부적으로 문제가 생기면서 불안감을 많이 느꼈다. 6월까지만 해도 우리 팀은 7명이였다. 7월이 되면서 한분이 창업을 하고자 나갔고 오퍼레이션을 하고 있고 코파운더이신 제니님 다음으로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도언님은 외국에 나갔다가 개인적인 문제가 생겨 언제 한국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였다. 그리고 코파운더이면서 CTO를 맡고 계신 제니님 또한 출산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7명이였던 팀은 급작스럽게 5명이 되었고 그 중 두분은 최근에 합류하셔서 합을 맞춰나가는 시기였다. 디스콰이엇을 창업한 이후 가장 불안을 많이 느끼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1]
작년에 정주영창업경진대회 프로그램을 통해 마이리얼트립을 창업하신 @이동건 대표님의 강연을 들었었다. 코로나로 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마이리얼트립이 겪었던 어려움과 이를 어떻게 헤쳐나갔는지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동건 대표님은 스타트업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끈기라고 하셨다. 물론 똑똑한 것도 성공 확률을 높이는데 크게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끈기를 갖고 계속 도전하는 것이 훨씬 영향을 많이 미친다. @이동건 대표님과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스타일쉐어, 리멤버와 같은 회사들을 보면 모두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끈기있게 버텼기에 지금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하셨다.[2]
7월의 어려움은 나의 끈기를 시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팀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디스콰이엇은 계속 성장하고 있고 주변의 스타트업들로부터 이보다 훨씬 힘든 경우도 많이 들어서 어려움의 절대량을 따졌을때는 아무 비할바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도언님과 팀에 대한 걱정으로 인해 잠을 못자기도 했고 이런 수면 부족이 악순환을 일으키면서 불안감이 증폭되었다.
끈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복탄력성이 중요하다.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방법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 마침 올해 초중순에 아산나눔재단에서 마루 입주사 대표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더쉽 프로그램에서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명상, 일기쓰기, 그리고 상담 및 코치 등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나는 이 방법들을 모두 시도해봤고 그 효과를 어느 정도 느꼈다. 그중 명상과 일기쓰기는 예전부터 꾸준히 해왔었는데 이번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히려 명상과 일기쓰기를 계속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 불안이 심해지다보니 이를 지속할 정신이 없는 느낌이였다.
다행히 의도치 않게 다른 곳에서 도움을 받았다.
디스콰이엇이 입주해있는 마루 360은 비슷한 단계의 스타트업들이 모여있다. 한 공간에 입주해있다보니 매일 다른 스타트업의 대표님들과 마주치게 되기도 하고 그 중 친해지면서 말을 놓게 된 대표님들도 있다. 스타트업 대표들끼리 만나면 안부인사로 항상 하는 멘트가 몇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대표님은 요즘 어떤게 힘드세요?”이다. 스타트업 대표는 당연히 힘들테고 힘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감정적으로 위로가 되기도 하고 혹은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도움을 주고 받으면서 회복탄력성이 높아지게 된다.
몇주 전 저녁 9시에 동영상 강의 노트를 만들고 있는 슬리드의 대표이기도 하고 창업 초창기부터 친하게 지내온 정현(@Junghyun Park)이가 있길래 가서 말을 걸었다. 같이 마루 7층에 있는 공용 라운지에서 근황 공유를 했다. 슬리드는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팀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었고 새로 확장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팀에 대한 나의 고민을 공유했다. 가장 오랫동안 일해왔던 제니님과 도언님이 갑자기 부재하게 되었고 새로 들어온 분들과 다시 합을 맞추는 과정에서 어떻게 화합을 만들어낼지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에 마침 통합 로그인 솔루션 Furo를 만들고 계신 호패의 심재훈(@Jaehoon Shim) 대표님께서 지나가다 대화에 참여했고 두 대표님 모두 팀화합을 위해서 이전에 어떤 시도들을 해봤는지 그리고 디스콰이엇은 어떤 시도를 해볼 수 있을지에 대해 저녁 10시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다른 대표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불안감이 많이 사그라들었다.